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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Show Must Be Go by Kevin MacLeod
    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4509-the-show-must-be-go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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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irst 20 hours - Josh Kaufman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날마다 팟캐스트를 올리다가 요즘 좀 뜸했죠? 제가 요즘 하고 있는 크고 작은 프로젝트들이 있어서 당분간은 매일 올리지는 못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도 저 팟캐스팅 그만 둔거 아니니까 꾸준히 들어주세요ㅎㅎ 그리고 은근히 세계 방방곡곡에서 제 방송을 들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정말 신기하고 궁금합니다. 기회되실 때 제게 이메일 한 번 보내주시면 반가울 것 같습니다.

    오늘은 Josh Kaufman의 The first 20 hours (첫 스무시간)이라는 책을 보고 우크렐레를 시작한 이야기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누구나 '이거 한 번 배워봤으면 참 좋았을텐데'하는게 한 두가지 씩 꼭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배우기엔 좀 늦음감이 있다고 생각되기도 하죠. 테니스의 기본 동작 배우기, 피아노 쳐보기, 제 2외국어로 외국인과 대화해보기 등이 있을 수 있겠죠. 저 같은 경우에는 첼로나 바이올린을 배워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기타는 예전부터 드문드문 뚱땅거려봤지만 여전히 초급 단계이고요. 그래서 20시간동안 뭔가를 할 수 있단 말인가? 하고 Blinkist를 통해 이 책 내용을 귀담아 들어봤습니다. 물론 스무시간 뒤에 전문가의 스킬을 가질 순 없겠지만, 어느정도 취미생활을 할 단계까지는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합니다. 보통 무언가를 시작하고 처음 한 두시간 안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20시간까지 일단 해보면 계속 해나갈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고 하네요.

     

    빠른 속도로 기술 습득 (Rapid Skill acquisition)을 위해 다음의 10가지를 지켜야하는데요.

    첫째로, 가장 배우고 싶은 것 딱 한 가지를 골라 몰두하는 겁니다. 그래야 계속 하고 싶을테니까요.

    두번째로, 한 가지에만 몰두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합니다. 이것 저것 동시에 하고 싶을 수 있겠지만 그렇게되면 진전이 느리고 동기가 저하되기 쉽답니다.

    셋째로 어느정도 수준에 도달하고 싶은 지 목표를 설정합니다. 어떤 모습을 성취하길 원하는지 머릿속에 그림을 그려보면 목표가 더 구체적으로 다가오겠죠.

    넷째로 그 목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계획을 세분화합니다. 저자의 경우 우크렐레의 구조를 먼저 분석하고 튜닝하는 법을 배운 후 본격적으로 우크렐레를 배우기 시작했답니다. 

    다섯째로 필요한 도구를 준비해야합니다. 당연한 얘기죠.

    여섯째로 장애요소를 제거해야합니다.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것, 특히 휴대폰 알림음이나 두려움 등의 감정적 요소 등등이 있을 수 있겠죠.

    일곱번째로는 시간을 내야합니다. 시간 날 때 하려고 하면 그 시간은 절대 나지 않죠. 시간을 만들면 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불필요하거나 덜 재미있는 일들은 생활에서 좀 제해야겠죠.

    여덟번째로는 자기 자신에게 간간히 피드백을 줍니다. 잘 하고 있는건지 중간점검을 하는 것이죠.

    아홉번째로는 짧은 순간(Short Spurt)에 해내고 양(Quantity)과 스피드에 중점을 둡니다. 뭐든지 시간을 많이 두고 하다보면 늘어지고 뭔가 장황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타이머를 설정해두고 20분간 집중적으로 연습하고 잠시 쉬는 형태로 하루에 3번에서 5번정도 지속하면 깜짝 놀랄만큼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완벽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양의 연습을 재빨리 하는 것입니다. 

    어차피 20시간 한다고 완벽해질 수는 당연히 없습니다. 그러나 20시간동안 멋지게 해내고 나면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기반이 마련되지 않을까요?

    저도 방금 전에 우크렐레를 받아서 얼른 튜닝을 하고 벌써 몇 곡 연주해봤습니다. 악기 하나 다루어 보고 싶은데 마땅히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없는 분께는 우크렐레를 강추합니다. 정말 쉽고 간단합니다. 물론 계속 연습해야 다양한 곡을 연주하고 소리도 더 맑게 나겠죠.

    사실 이 책을 며칠 전에 듣고는 '가지고 있는 기타나 계속 해보고 이틀 이상 지속하면 우크렐레를 내 자신에게 사주자'라고 마음 먹고 기타를 며칠간 연습한 뒤에 주문한거랍니다. 얼른 올리비아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요. 베이비샤크 노래도 코드 두개로 끝나네요. 일상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하나 더 추가한 밤입니다. 매일 20분씩 두 셋트정도 연습해보려고요. 재밌겠죠? 

    제가 오늘부터는 초등학교 외국어교육 자격증을 위한 수업을 듣습니다. 공부하면서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을 제 의견과 더불어 조금씩 풀어나가볼까 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The Show Must Be Go by Kevin MacLeod
    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4509-the-show-must-be-go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이제부터는 본래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된 취지대로 외국어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해보고자 시즌 2로 넘어왔습니다. 

    저희 아기 올리비아가 지난 토요일에 1살이 되면서 이제는 정말 아기에게 더 많이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는 아가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아기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 주고 책도 읽어주라고 들은 것 같은데 별로 그렇게 하진 못한 것 같습니다.

    예전에 말씀 드렸듯이 코로나 때문에 왕래가 어려울까봐 시어머니가 3-4달 전 부터 저희와 함께 지내고 계십니다. 그래서 할머니와 아기 사이의 의사소통 시간이 꽤 길지요. 제가 언어교육에 관심이 많은 만큼 처음부터 우리 아기를 어떻게 다국어구사자로 키울 것인가에 대해 남편과 이야기하곤 했어요. 잠정적인 결론은.. 아니고 제가 일방적으로 결정한 거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ㅎㅎ

    저는 한국어만 하고 올리버는 중국어만 하기로 했는데, 올리버는 저에게도 아기에게도 영어로 말하기를 선호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시어머니는 중국어만 하시기로 했습니다. 1인1언어를 담당하는 방식이죠. 다국어 어린이 협회(Multilingual Children's association)에 따르면 부모가 각각의 모국어를 담당하고 A와 B언어, 그리고 지역 언어(커뮤니티 랭귀지) C언어, 그리고 하나 정도 추가하는 것 까지 가능하다고 합니다. 네 개 언어보다 많아지면 어렵고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하네요. 아기가 깨우이쓴ㄴ 시간의 30@는 한 언어에 노출되어야 능동언어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을 적어도 5년간 지속해야하는 거죠.

    올리비아는 "엄마" "아빠"를 비교적 빨리 말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6-7개월 정도에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 이후로는 적어도 한국어로는 어휘가 많이 발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할머니와 중국어는 좀 더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올리비아와 시간을 더 많이 보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올리비아의 첫 단어는 한국어로 '엄마'와 '아빠'였는데, 안아달라고 하고 싶으면 'Yao Bao'라고 중국어로 합니다. 한국어로는 '안아주세요' 5음절이니 2음절인 Yao Bao를 이기긴 어렵죠. 특히나 '안아줘'라고 반말하긴 원하지 않는 까탈스러운 엄마인 제가 과연 할머니의 중국어를 이길 수 있을까요? 저 조차도 중국어로 아기에게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다가 중국어에 말리면 안되는데 정신을 바짝 차려야겠습니다. 저희 집은 기찻길 바로 옆이라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도 또렷이 보이고 소리도 잘 들립니다. 그 때마다 할머니는 "화차 라일라~"그러시면 저는 질세라 "기차온다~"합니다. ㅎㅎ

    저는 올리비아에게 영어, 한국어, 프랑스어로 책을 읽어주고 스페인어 책도 좀 주문을 했습니다. 올리비아에게 책을 읽어주는 사람은 저 밖에 없으니까 제가 다양한 언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리비아가 즐겨보는 유튜브 영어채널은 Dave and Ava인데 제가 봐도 너무 그림도 예쁘고 노래와 캐릭터들도 사랑스럽습니다. 불어로는 "Le Petit Ours Brun"(작은 갈색곰)을 주로 틀어주면 열심히 봅니다. 3분짜리 컷으로 일상생활에 사용하는 내용을 그대로 닮은 아기 프로그램인데 너무 좋습니다. 

    올리비아의 지역언어는 영어인데 코로나 때문에 집 밖을 거의 안나가니 만약 이 시간이 더 오래 지속된다면 주말에라도 같이 영어를 사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제 올리비아를 다국어환경에서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일지를 시작하지만, 정답은 전혀 모릅니다. 하나 하나 배워나가며 점차적으로 어떤 방식이 잘 통하는지 경험해 보고 공유하려고 합니다. 질문이나 제안사항, 커멘트가 있으시면 KoreanNewyorker46@gmail.com으로 이메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청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The Show Must Be Go by Kevin MacLe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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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저희 아기 올리비아가 벌써 첫 돌을 맞이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 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제가 임신합병증으로 학교도 그만두고 꽤 힘든 기간을 보내는 동안 옆에서 딸처럼 가족처럼 챙겨주시고 지지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메세지를 전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가까운 몇몇 분이라도 함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식사도 하고 사진도 찍고 싶었는데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무척 주의하는 저희 남편 올리버가 지금은 때가 아니라 그래서 아쉽게도 무기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희 올리비아가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이제는 집안 곳곳을 기어다니고 걸으려고 일어서고, 발판만 있으면 딛고 올라서려고 하는 호기심 폭발, 귀여운 나이라서 함께 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하고 행복합니다. 

    저희 가족끼리라도 조촐하지만 돌상을 차려 사진이라도 찍어야지 하는 생각은 했는데 - 저의 어설픈 면모를 잘 아시는 지인분께서 2주 전에 연락하셔서 미리 주문하라고 귀띔도 해주셨는데-  제가 방법도 잘 모르고 어리버리 지내다가 벽면은 나름대로 미리 주문한 배너를 붙이고 풍선도 좀 달고 했지만 상이 좀 썰렁했습니다. 떡집에 하루 전 주문한 무지개떡 케잌과 경단을 제외하면 뭐가 없어서 정원에 있는 수국을 꺾어서 색깔별로 꽃병에 꽂았습니다. 돌잡이도 미리 준비를 못해서 집에 있는 걸 놓았더니 마이크, 달러지폐, 펜이 전부였습니다 ㅎㅎㅎㅎ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중에 올리비아는 펜을 집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펜과 같은 길쭉한 물체를 집어 나머지 물건을 두드려보는 습관이 있습니다. ㅎㅎ 어김없이 그 펜으로 돈과 마이크를 한 번씩 두드리더라고요.

    이렇게 소중한 금쪽같은 딸 첫돌상도 미리 근사하게 준비 못하는 저를 보면, 그 부분은 저희 엄마를 참 안 닮았단 생각이 듭니다. 제 초등학교 시절 제 생일 마다 반 전체 아이들을 초대하셨던 엄마를 생각하면 반성하게 되네요. 저는 언니도 있고 남동생도 있어서 아이 셋을 생일 마다 그렇게 챙기셨지요. 시국이 이래서.. 함께 하고 싶은 이들을 초대하지 못해서 시무룩해서 그랬다고 제 자신을 위로해주고 지나가렵니다. 제 마음은 정말 성대한 파티를 이미 열었으니까요!

    그래도 미리 주문해 놓은 올리비아의 한복, 그리고 결혼식 때 맞춘 저와 올리버의 한복이 있어서 사진 찍기 좋았습니다. 이럴 때 올리버를 보면 4살짜리 어린이 같은 생각이 듭니다. 사진 찍기 직전까지 정원을 관리한다며 공사장 소리를 내며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고, 한복 입을 줄 모르니까 도와달라고 하고, 사진 찍는데 틈틈히 돌상 위에 있는 3색 경단을 집어 먹고, 사진 찍고 나서 낮잠 잔다고 방에 쏙 들어갔습니다. ㅎㅎㅎㅎ 저도 생일 축하노래는 살짝 잊어버리고 떡 케잌을 썰려고 했더니 어머님이 '우리 노래 안했잖아!" 그래서 아차 싶어 '아, 올리버 어디갔지?' 그랬더니 잔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나중에 자라고하죠!"하고 큰 소리로 이야기 하고 올리버 방으로 들어갔더니 그 소리를 들은 올리버가 빼꼼 나온 눈을 이불로 살짝 가립니다 ㅋㅋㅋ  그래서 얼른 나오세요! 하고 끌고 나왔습니다.

    누군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남편은 아들 하나 있는 셈 치면 싸울 일이 없다'고, 일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남편분들, 그리고 어르신들, 죄송합니다 ㅎㅎㅎ

    그래서 한복이 아닌 평상복 입은 모습으로 사진을 몇장 더 찍었습니다. 저희 조카 유찬이는 올리비아보다 이틀 먼저 태어나서 언니네와 저희가 같은 날에 돌사진을 찍었나봅니다. 늘 그랬든 언니네의 사진은 고급지고 갖추어진 모습에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저희 부모님이 그 사진에 함께 나와서 너무 부러웠습니다. 그래도 언니는 저희 사진이 자연스럽고 좋아보인다며 아메리칸스타일이라네요 ㅎㅎ  언니도 저도 동시에 맞은 임신 기간이 꽤 어렵게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 모두 평균 이상의 육중한 몸매를 과시하며 쑥쑥 커가고 있네요. 부모님은 저희 아이들의 돌 기념으로 두 분이 맛있는 식사로 자축을 하셨답니다. 얼른 코로나가 지나가고 모두 함께 모여 파티를 하는 날을 고대합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KoreanNewyorker46@gmail.com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Korean NewYorker's Diary - 제 일기를 공유하는 채널이지만 주로  힘이되는 좋은 이야기만 쓰고 싶었는데, - 최 애청자가 제 자신이라서요 ㅎㅎ 저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요즘은 좀 저기압이란 말씀을 솔직히 드릴 수밖에 없네요 ㅎㅎ 이제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일기 내용을 전한지 보름이 되니 저의 다양한 모습들이 모두 나오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기압인 이유는 제 딸 올리비아가 내일이면 1살인데 제가 이유식을 잘 못챙겨주고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습관도 못 들이고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아서입니다. 어머님이 올리비아를 8개월 이후엔 주로 봐주셔서 신경을 좀 덜 쓰고 있었던 점도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뭔가 마음에 안 들어서 오늘부터는 제가 하루 종일 올리비아를 돌보며 개선의 여지를 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유식을 잘 안 먹어서요. 그래도 어젯밤부터 데리고 잤는데 어떤 포즈로 자는걸 선호하는 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음식을 주면 먹는지를 조금씩 감 잡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점심에 블루베리와 당근을 핑거푸드로 편하게 먹을 수 있게 준비해 주었는데 먹을 생각을 전혀 안 해서 저녁엔 오트밀과 아몬드 가루로 만드는 파운드 케잌에 블루베리와 당근을 넣어주었더니 잘 먹습니다. 앞으로 아기를 열심히 보느라 바쁠 것 같습니다. ㅎㅎ

    늘 느끼지만 정말 주의해야 할 점은, 뭔가 마음에 안 들거나 기분이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그것이 큰 일이 아니더라도 구렁텅이로 빠지는 통로가 열려 온갖 부정적인 생각이 들어오고 결국 자기 연민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얼른 박차고 나오는 게 방법이지요!

    그러나 얼른 박차고 나와지지 않는 채 오늘의 산책을 시작했습니다. 저의 집 근처는 걸어다니기에 경사가 져서 5분 정도 걸어 내려가서 평지를 걷습니다. 주택가인데 라운드로 되어 있는 부분이 있어서 그 곳을 두 바퀴 돌고 집에 오면 대략 40분이 걸리는데 오늘도 그 코스로 걸었습니다. 라운드를 한 바퀴 째 걷는데 반대 편에서 금발의 또래 남자가 반갑게 손을 들고 하이 하며 방긋 웃으며 지나갑니다. 마음 속에 구름이 가득하고 '우리 아기를 어떻게 키우면 잘 키우는 것인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사이다를 마신 듯 밝은 미소로 받아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가 두 바퀴 째 도는데 또 마주쳤습니다. 반대 방향으로 같은 루트를 돌고 있었나봅니다. "어? 또 만났네? 여기 걷기 좋지? ㅎㅎ" 해서 "진짜 그래~" 하고 지나갔습니다. 한국은 지나가다가 낯선 사람에게 인사를 하지 않는 문화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지나가다가 눈 마주치면 인사를 하는 분위기 잖아요? 물론 바쁘게 사람들이 오가는 시내에선 그렇지 않지만요. 

    지나가다보면 그렇게 환하게 웃으며 정확하게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루 종일 기억에 남을 정도로 상큼한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학생들 중에도 교실에 들어 오거나 나갈 때 정확하게 인사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Bonjour Mme Kim/ Au revoir Mme Kim. 이렇게요. 그러면 그 아이가 공부를 잘 하는 지 등의 여부와 상관없이 호감도가 100% 상승하더라고요.

    제 자신을 돌아봤습니다. 제가 과연 그렇게 밝은 미소로 정확하게 인사를 하는지요. 저는 컨디션에 따라 달랐던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다가 오는 사람의 얼굴을 보고 순간적으로 '저 사람은 인사를 하는 스타일의 사람일까?"하고 재본 뒤 결정한 적도 있던 것 같습니다. 오늘 무표정하게 혼자 빠른 속도로 걷고 있던 제 모습이 '인사 하고 싶은' 모습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그것과 상관 없이 밝은 미소로 정확히 인사를 한 그 사람은 늘 그렇게 인사하는 멋진 사람이겠죠. 상대가 누구인지와 상관없이 말이에요. 이미 그렇게 다짐한 적이 몇 번 있었지만 아직도 제 기분에 따라 인사 여부를 결정하는 습관을 다시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번 스쳐지나가는 사람에게도 그렇게 따뜻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면 '밝고 깔끔한 인사' 꼭 해야겠습니다. 어려운 일도 아닌데요.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고 그 후에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밝고 환한 미소로 인사하며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괜히 집에 있는 사람들도 예뻐보이더라고요. 

    마음 속에 구름이 드리웠나요? 저도 방금 전까지 무려 이틀에 걸쳐 엄청나게 드리워있었는데, 그 먹구름에서 허우적 거리는 것 또한 본인의 선택인 것 같아요. 괜히 센티멘탈해서는 그 안에 잠시 머물고 싶은 특이한 기분 있잖아요. 당장 박차고 일어나서 환하게 웃으며 기분을 회복합시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별 일 아닌 때가 많더라고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다음에 또 만나요!

    KoreanNewyorker46@gmail.com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제가 뉴욕에 온지도 5년이 다 되어가네요. 처음에 뉴욕에 도착했을 때 느낌... 한국에 쭉 계시다가 뉴욕에 발 딛어보신 분들은 모두 느끼셨겠지만 그리 첫 인상이 깔끔하진 않았습니다. 저도 서울 출신이라 대도시에는 익숙한 데도 불구하고 맨하탄의 고층 건물들과 쉬지 않고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교통 체증과 인파.. 소음에 취약한 저의 연약한 맨탈로는 오랫동안 거리에 서 있기가 힘겨웠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뉴욕에 대해 속속들히 멋진 공간들이 분명히 많이 있을텐데 그런 정보는 아직 부족한 상태였으니까요. 사실은 지금도 많이는 모릅니다. 오히려 3일, 1주일 다녀간 친구들이 저보다 훨씬 많이 알 지도 모릅니다. ㅎㅎ 잠시 다녀간 그 친구들은 맨하탄의 명소를 빠른 속도로 속속들이 방문하고 이미 그 매력에 빠졌으니까요. 

    그렇게 긍정적이지는 못했던 이미지와 더불어 한국에서의 삶, 직장, 가족들을 뒤로 하고 뉴욕에 온 만큼, 복합적인 요인으로 적어도 1년간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7 train이 지나가는 퀸즈에 살던 시절에는 복잡한 동네에서의 스트레스가 또 밀려왔습니다. 오히려 한적하고 조용한 롱아일랜드에 살고 있는 지금은 가끔 그 북적이는 잭슨하이츠 동네로 다시 가서 맛있는 남미음식도 먹고 베이커리-카페도 가고 길거리를 걷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사람 마음이란 게, 현재 본인이 거주하는 곳과 다른 분위기를 찾아 잠시 다녀오는 걸 즐기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행을 하고 싶은 거겠죠.

    한 장소나 지역에 대한 호불호는 본인이 처해있는 상황과 함께하는 사람들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취향에 따라서도 다르겠고요. 그러나 생계를 위해 일도 겸비할 수 있는 장소에서 거주해야 하니 취향에 따라 살고 싶은 나라, 도시, 동네 등을 고르는 일은 사치일 수 있겠네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앞으로는 더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 학교 교사인 저 마저도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으니, 여행벽이 있는 저로서는 굳이 뉴욕 이 자리를 지킬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동료 선생님 한 명은 플로리다로 이사를 갑니다. 뉴욕에서 지금 살고 있는 동네는 그래도 조용하고 나름대로 쾌적하지만, 뉴욕은 추운 기간이 너무 길어서 1년 내내 따뜻한 지역에 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의 편리함, 효율성, 깔끔함,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그립기도 합니다. 유럽에서의 아기자기한 거리와 아침마다 빵을 구워 파는 정말 맛있는 베이커리들도 그립습니다. 제가 워낙 빵순이라서 동네는 물론 맨하탄의 유명한 빵집까지 섭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미 널찍한 스페이스와 조용한 롱아일랜드 삶에 적응이 되어 막상 한국에 돌아가면 '아이코, 다시 미국에 있는 집에 가야겠다'라는 마음이 들 지도 모르지요. 유럽은 여행만으로도 충분한 곳일테구요. 문.제.는. 코로나로 여행을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이고.. 좀이 쑤십니다. 저의 '뉴욕 좋아하기 프로젝트'를 위해 제가 모를만한 뉴욕의 명소와 거리거리의 매력을 제게 알려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코로나가 지난 후 다시 다녀보도록 할게요.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하다가 뉴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렇다할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야기를 시작한 이유는, 사람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고, 생각이 정리가 안 되는 채 꼬리에 꼬리를 물 때도 있으니 그대로를 인정해 주는 것도 제 자신에 대한 존중이라 생각합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일 주일에 한 번은 먹고 싶은 걸 아무거나 먹으라고들 하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다이어트까진 아니여도 밀가루를 자제하고 있는 요즘, 오늘은 제빵기에 빵을 앉혀놓았습니다. 우리 조카 채현이가 제일 좋아하는 '하삐빵', 저희 아버지의 레시피를 따라 통밀빵을 오랜만에 만들었습니다. 이제 다 구워진 빵 냄새가 나기 시작하네요. 얼른 그 빵을 썰어서 훈제 Turkey와 스위스 치즈, 꿀, 건 크랜베리, 피칸을 넣어서 가족들과 먹으며 행복한 하루를 시작해야겠어요. 얼른 가야겠네요.

    어디에 살고 있든 사랑하는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사랑하는 애완동물과 함께 하면 향긋하게 갓 구워진 빵 냄새에 눈을 뜬다는가 하는 소소한 행복을 찾으면서 늘 감사와 기쁨이 충만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KoreanNewyorker46@gmail.com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즐겁게 설레나요?

    사람마다 상황마다 나를 설레게 하는 대상이 다를 수도 있겠습니다. 

    그냥 막연히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일은 더 많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테니스도 배우고 싶고, 수영도 하고 싶고, 바이올린이나 첼로도 배워보고 싶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그냥 생각만 하는 일이 대부분이죠. 이걸 다 하겠다고 설치면 더 곤란한 상황이 되겠지만요.

    그렇지만 곰곰히 생각해보고 마음 먹으면 실행 가능하겠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나 골라보세요. 저는 '그림 그리기'를 골랐습니다. 물론 너무 바빠서 그럴 짬이 없다고 하신다면.. 그래도 한 시간은 낼 수 있습니다. 한 시간 덜 주무시거나 휴대폰 스크린타임을 줄여보세요. ㅎㅎ 가능 합니다.

    한 두달 전 쯤, 그동안 생각만 하고 재료만 사두었던 유화그리기에 나섰습니다. 한 번도 배워본 적도 그려본 적도 없는 유화. 작은 캔버스와 물감을 가지고 저희 집 앞에 앉아서 저희 집을 그렸습니다. 제 남편 올리버와 나란히 앉아서요. 나름대로 북경에서 학부 때 쥬얼리 디자인을 전공한 올리버는 미술 수업도 다양하게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시작 전에 저에게 '그냥 그릴까 아니면 어떻게 그리는 건지 알려줄까?' 그래서 제가  '그냥 그려보자 ㅎㅎㅎ' 했습니다. 올리버는 2시간쯤 그리더니, 에이~ 잘 안된다. 당신 그림이 훨씬 낫네~ '하고 딴 짓을 하기 시작했고, 저는 해질녘까지 5-6시간 동안 그려서 완성은 아니여도 한 번 칠은 다 했습니다. 확실히 그림을 그려본 적이 어릴 때 이후론 거의 없어서 손놀림이 어설프고 붓터치도 어색하고 색깔도 마음대로 안나오고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재미있고 신났습니다. 지금도 저와 올리버의 '우리 집' 그림이 벽에 나란히 걸려있습니다. 우리가 그렸다는 이유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작품성 예술성을 운운하며 집 벽에 걸 가치가 있는지 따질 필요도 없고 볼 때마다 마냥 뿌듯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그 때부터 그림 그리기를 좀 연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Mark Kistler의 "You can draw in 30 Days"라는 책을 사서 하루에30분 스케치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벌여놓은 일이 많다보니 매일 하지는 못하고 일 주일에 두 세번 정도 진행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뭔가를 꾸준히 한다는 게 참 뿌듯한 일입니다. 그냥 사물을 보고 그대로 그리는 타고난 예술가도 분명히 있을 겁니다. 그런 분들을 몇 분 봤습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저희 이모할머니, 이모, 사촌들도 줄줄이 화가입니다. (저에게는 그 피가 진하게 흐르진 않는것 같습니다. 마음에 비해 손이 잘 안 돌아가는 거 보니..) 제 팟케스트 아트워크의 제 모습을 스케치해주신 분은 7년전 제가 튀니지에서 있었던 도시계획프로젝트로 출장갔을 때 막간을 이용하여 저를 그려주신 도시계획가님입니다. 그 분은 그 때 당시 갤럭시 노트로 주변 사물을 정말 디테일하게 색깔까지 넣어가며 스케치하셨고, 그 그림들이 너무 멋있어서 그 때 당시 요청해서 받아두었던 사진들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30일만에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는 책은 확실히 저처럼 그림을 그려본 일이 별로 없는 사람들에게 가이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그대로 그리려는 노력을 한다면 굳이 교재를 따라서 연습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력 창의력을 펼치는 데에 약간의 방해 요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도움되는 점, 분명히 있습니다! 제가 제일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초상화' 사람 얼굴을 그리는 건데, 예전부터 느꼈지만, 사람 얼굴을 그리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제 딸 올리비아 얼굴을 그려보고 싶어서 교재 맨 뒷쪽에 있는 28일차, 29일차로 건너뛰어 따라 그려봤는데도 잘 안 되네요. 조금씩 연습하면 나아지길 기대해 봅니다.

    엄청 잘 그려서 걸작품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잘 안되어 지우고 다시 그리고 연구해보고 좀 더 나은 모양이 나오고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제가 좋아하는 색감을 넣어 매치하는 일인데, 얼른 스케치 능력이 향상되어 제 마음에 꼭 드는 그림을 그려서 벽에 거는 날이 오길 소망합니다. 

    하루에 한 시간, 매일 정해진 시간에 나를 위해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 나를 설레게 하는 일에 투자해보면 어떨까요? 하루 중 나머지 시간에도 즐거움이 더 가득하여 다른 일 들도 더 잘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더 많은 웃음을 선사할 지 모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 휴탈리티. 박정열 저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
    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여러분.  행복하신가요? 지금 제 방송을 듣고 계시는 이 순간이 아침일 수도 있고 밤 일 수도 있겠는데, 지금 이 순간은 마음의 상태가 어떠신가요? 마음에 기쁨이 퐁퐁 솟아나는 중일 수도 있고, 방금 전에 가족과 말 다툼을 하고 마음이 상한 상태일 수도 있겠죠? 

    사람이 살다보면 즐거운 순간도 있고 힘든 순간도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합니다. 물론 힘든 순간이 없길 바라는 사람 마음도 당연한거죠. 저는 가끔 마음이 착잡하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음악을 들을 때도 있고, 좋은 이야기를 해 주는 방송이 있으면 찾아 듣기도 합니다. 

    저는 그렇게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게 그런 이야기가 필요한 순간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제가 위로가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살아가면서 생각하거나 배운 내용을 공유하되, 웬만하면 즐겁고 좋은 이야기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서론이 길었죠? 

    저는 어제 남편 올리버와 심하게 말다툼을 했습니다. 제가 책 읽고 글쓰고 팟캐스트 하고 그림 그리고 운동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어 제가 가정에 소홀하다며 올리버가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며칠전에도 같은 이야기를 해서 제가 마음 속으로 반성하며 아기와 보내는 시간도 늘리고 맛있는 요리도 더 많이 해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제 마음 한켠에 이미 의무감이 지워졌고, 제 자리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하여 촌음을 아끼며 아기와 보내는 시간과 요리하는 시간을 늘려 약간 피로감과 긴장감이 며칠간 쌓이고 있는 중이었는데, 제 생각에는 제가 이 정도면 정말 잘 하고 있었는데, 또 다시 불만을 표출하니 제가 폭발해버렸어요. 올리버도 그동안 마음에 담아두었기 때문에 제가 며칠간 더 잘한다고 해서 마음이 완전히 풀리진 않았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가 정말 오랜만에 큰 소리를 좀 내고 엉엉 울었습니다. 엄마가 엉엉 우는 모습을 보게 해서 딸 올리비아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배경과 가치관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서로 존중해주어야 잘 살 수 있다는 걸 살아가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결혼 초기에 많이 다투다가 최근엔 거의 다투는 일이 없어진 것도 그 덕이었죠.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도 압니다.

    오늘 아침에는 박정열 박사님의 "휴탈리티"라는 책을 읽다가 어제 올리버와의 다툼에 대한 내용도 정리가 되었습니다. 올리버와 저와의 갈등을 요약하자면 '신념-살아가며 추구하는 가치'와 '이익-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득' 사이의 마찰이었던 겁니다. 올리버는 정말 자랑스러울 만큼 논리적이고 통찰력과 생활력이 강한 사람입니다. 아이와도 얼마나 잘 놀아주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이득이 없다고 판단되는 일에 제가 몰두하는 모습을 보며, 본인의 기준으로 더 효율적인 곳에 제 에너지와 시간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 제게 표출된 것이었어요. 제가 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팟캐스트를 하는 지 - 본인이 생각하기엔 필수요소가 아닌 취미에 불과한 일에 지나치게 몰두한다는 것이죠. 반면 저는 살아가며 추구하는 가치, 내면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일에 몰두하는 겁니다. 서로 다른 성장배경과 가치관에서 충분히 있음직한 마찰이죠. 세월이 지나면 서로 상호보완하며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합니다. 그래도 결혼 초기와 비교하면 4년 동안 많이 발전했습니다.

    요즘 '포스트 코로나'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특히 AI, 드론, 코딩, 알고리즘, 빅데이터 등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면서 무얼 먼저 공부해야 할 지, 어떤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앞으로 이 세상에서 뒤쳐지지 않을 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무얼 가르쳐야 할지, 허둥지둥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착 안정시켜 줄 책을 발견했습니다. '"AI시대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생존의 최우선 조건은 '자기다움'을 깨닫는 것이다." 라고 씌여있는 뒷표지 문구부터 제 마음을 한 눈에 끌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휴탈리티'입니다.우리 인간 고유의 속성을 뜻하는 Humanity와  인재의 잠재성을 의미하는 Talent의 준말인 휴탈리티는 AI 시대 사람의 조건으로 제시됩니다. '사람과 조직에 대한 본질적 이해'를 업의 테마로 정하고 지금까지 23년간 그 고민의 여정을 이어 오신 박정열 박사님은 현재 HMG Hyundai Motor Group University에 재직하시며 미래의 인재성에 대해 이야기해주십니다. '자기다움' 제 마음에 쏙 드는 단어입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 위주로 평가받는 세상에서 '자기다움', '해석역량',  '내재화(Internalization)', 독창성(Originality)..  제가 마음에 들어 밑줄 그은 키워드들입니다. '기술 역량은 'what'과 'how'에 중점을 둔다면, 해석 역량은 'why'와 관련되며, 해석 역량을 갖춘 사람은 변해가는 환경에 대응할 기술 역량을 주도적으로 자신에게 최적화해갈 동력이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최근에 외부 자극과 경험을 제 의미로 전환하여 글을 쓸고 공유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팟캐스트를 시작한 것에 대해 제 손을 들어주는 감사한 책입니다. 그래서 여러분께 소개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전, 또 엄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매일 산책하며 엄마에게 전화를 겁니다. ㅋㅋ

    -엄마, 난 왜 그림을 잘 그리지도 못하면서 자꾸 그림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까요?

    - 네가 그림을 왜 못그려? 잘 그리지~ 별로 그려본 적이 없어서 그래. 스케치 연습하는 책을 사서 한 번 연습해봐. 마중물의 역할을 하게 될 거고 네 안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그림을 마음껏 그릴 수 있게 될거야. 아~~ 기대된다.

    사실 이 때 처음 들은 단어 '마중물'이라는 단어가 이 책에 두 번이나 나옵니다. 본질에 충실하기 위하여 본인에게 던져야 할 몇 가지 질문이 제시되면서 이 질문들이 우리가 본질을 잃지 않도록 각성시키는 본질의 '마중물'이라고요. 이제 마중물의 의미를 잘 알았습니다.

    또 한가지, 저자는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감수성과 감지성을 설명합니다. 감수성은 경험이 주는 감각, 감정, 욕구에 주목하는 것이고 감지성은 경험이 주는 감각, 감정, 욕구가 내게 미치는 영향, 의미,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확인하는 것이랍니다. 다양한 경험을 하지 않으면 감수성과 감지성은 세련돼지거나 고도화 될 수 없다... 이야~ 또 딱 떠오르는 예화가 있는데, 저 참고로 마마걸은 아닙니다. 살아오면서 가장 대화를 많이 한 대상이 엄마이기 때문에 자꾸 엄마 이야기가 나오네요. ㅎㅎ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습니다. 제가 피아노로 '워털루의 전쟁'을 치고 있었는데, 뚱땅뚱땅 영혼없는 피아노 소리가 마음에 걸리셨는지 제게 '감수성' 레슨을 해주셨습니다.

    '혜경아. 이 부분은 슬픈 부분이야. 사람들이 전쟁 중에 많이 죽었고 패잠병들이 터덜터덜 시체를 넘어 넘어 걸어가고 있어. 너의 연주에서 슬픈 느낌이 안들어. 너무 씩씩해.'

    전쟁에서 패해본 적이 없는 김혜경 어린이에게는 최대한 상상을 해서 '슬픈 척'하는 거 외에는 별 도리가 없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도록 피아노를 어쩌다 한번 씩 치는데, 엄마가 요즘에는 '이제 네 연주에 감정이 살아있구나. 확실히 경험이 많아져야 감수성이 표현이 되는거야."

  •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
    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남미처럼 코로나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는 지역도 있는 가운데 많은 국가에서 비즈니스를 재개하는 분위기입니다. 뉴욕도 이제 2단계에 접어들어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던 레스토랑이 이제 아우도어 씨팅도 가능해졌습니다. 아직 바이러스가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선뜻 돌아다니지는 못하고 있지만 좋은 방향으로 계속 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코로나 덕분에 한국처럼 배달문화가 전혀 발달되어 있지 않았던 뉴욕에서도 배달문화가 꽤 자리잡았고 레스토랑들도 아우도어 씨팅을 늘릴 것 같아서 참 좋습니다. 코로나 덕분에 제가 집에만 있다가 좀이 쑤셔서 팟캐스트도 시작했으니 장점도 찾아보면 많습니다.

    제가 외국어를 배우고 사용하고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만 거울 앞에서 꽃단장할 열정은 좀 부족하기 때문에 유튜브 보다는 일단 팟캐스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한국어로 시작을 했고, 이제 외국어로도 글쓰기 연습과 말하기 연습을 지속하기 위해서 영어, 불어, 스페인어 채널을 열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제가 그 이야기를 한 순간부터 저희 엄마는 영어, 불어 채널은 언제나와? 하고 매일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각 채널에 한 두개의 에피소드만 올리더라도 일단 채널을 열어야겠다'하고 영어, 불어 두 개의 새로운 채널 링크를 보내드렸습니다. 그 날 밤부터 새로운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스페인어는 언제나와?" 그래서 어젯밤에 또 한 채널을 열었습니다.

    각 언어별로 제 팟캐스트를 들을 대상이 누구인지, 어떤 컨셉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갈 지 구상도 해야되는데 저의 열성팬인 엄마의 원하는 바를 들어드리기 위해 일단 채널을 열었습니다. 영어나 불어 정도로 편하지는 않은 스페인어 채널을 쉽게 열 수 있던건 코스타리카에 사는 친구가 감수를 도와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제가 예전에 인용했던 책 제목처럼 '지금 시작하고 나중에 완벽해지면'되겠죠 뭐. 완벽까지는 아니더라도 좋은 방향으로 갈 거라 믿습니다.

    어제도 산책을 하며 엄마랑 통화를 했습니다. 외할머니를 너무도 좋아하는 제 조카가 저희 엄마랑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서 통화하기가 살짝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은근히 그 조카와 제가 엄마 차지하기 경쟁구도에 놓이는 기분입니다. 한국에 있는 저희 언니와 제가 1주일 차이로 동시에 임신했을 때도 엄마 차지하기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ㅎㅎㅎ

    엄마랑 대화를 하다보면 8할이 엄마의 격려입니다. 다국어 채널을 여는 것에 대해 '누가 들을 것인가'라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앞으로 정말 좋은 자료가 되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도 있지만, 우리의 잠정적인 결론은 '엄마랑 나만 들어도' 우리가 즐거우면 충분히 가치있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맞는 이야기이고 이내 기분이 가뿐해집니다. 

    제가 태어나서 의식이 있었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엄마는 저랑 누구를 비교해 본 적도 없고, 제가 무얼하던 항상 지지해주며 격려해주셨습니다. 본인이 대학 졸업식과 동시에 결혼을 하셔서 직장을 가지고 꿈을 펼치기에는 좀 아쉬움이 있었다며 최대한 늦게 결혼하고 엄마랑 오래오래 같이 살자고 하신 분이기도 합니다.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고 싶으신 분은 저희 엄마한테 물어보시면 좋을 듯 합니다. ㅎㅎ 아무 것도 내세울 것이 없는 상황에도 '근거 있는' 자신감이 샘솟도록 그 발판을 마련해 주신 엄마한테 참 감사하다..라고 생각하는 찰나, 방금 전에 저희 가족 단톡방에서 남동생이 본인의 플룻 연주를 올렸습니다. 

    "피리부는 소년~ 녹슬지 않았네~~!!"

    "나이 먹었나봐요. 손이 버벅대요 ㅋㅋ"

    "그거야 서너번씩 여러차례 연습하면 착 익을꺼야~(하트)(하트)"

    "엄마는 사람을 격려하고 용기를 북돋는 최고의 은사를 가지신 것 같아요 ㅋㅋ"

    이런 내용이 또 오가네요.

     어릴 적부터 '피리부는 사나이'였던 제 남동생은 정말 음악을 즐기고 소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어쩌다 한번 씩 플룻을 연주하지만 남동생 앞에선 명함을 내밀지 않습니다. 그런데 엄마에 비하면 저는 칭찬과 격려의 말을 충분히 해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엄마를 본받아 칭찬과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의 격려 덕분에, 큰 다짐없이 한 걸음 한 걸음 찔끔찔끔 걸으려던 그 걸음을 - 마치 스피드 스케이팅 릴레이에서 엉덩이를 떠밀린 사람처럼 성큼성큼 걷게 되는 모습을 보며 그 격려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엄마 나의 열성팬이라 감사합니다. 저도 제 딸의 열성팬 예약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Music: Fig Leaf Times Two by Kevin MacLeod
    Link: https://incompetech.filmmusic.io/song/3751-fig-leaf-times-two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4.0/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사람의 눈을 흔히 영혼의 창이라고 말하죠? 그렇습니다. 사람의 눈을 보면 그 초롱초롱한 정도에 따라 얼마나 맑은 영혼의 소유자인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공부를 잘 하거나 똑똑한 학생들은 눈빛부터 다른 게 사실입니다. 평생 교직에 계신 저희 아버지는 '나는 학생들 뒷통수만 봐도 뭔 생각하는 지 다 알 수 있어." 라고 하시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예외적인 이야기를 해 드리려고 합니다. 사람의 생김새, 그리고 아무 생각없이 표정관리를 하지 않았을 때의 무표정이 상대방의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계속 셀카를 찍지 않는 이상, 지속적으로 표정 관리 - 즉, 남이 본 다는 것을 의식하고 짓는 나름대로의 보기 좋은 표정-을 짓기란 여간 에너지 소모가 되는 일이 아닙니다. 

    제 표정관리의 어려움을 처음 인식한 순간은 중학교 때였습니다. 식탁 의자에 앉아 엄마랑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혜경아. 넌 좀 웃어라. 웃으면 참 이쁜데, 안 웃으면 정말 화난 사람 같아. 넌 특히 더 그래." 그 때부터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고 생각이 날 때마다 혼자서 씩~ 웃어보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시절, 강남에 있는 수 많은 학생들이 다니던 손주은 선생님의 손사탐 - 이제 무엇의 약자였는지도 가물가물 하네요. 손선생님의 사회과학탐구영역 학원수업이었던 거 같아요. 그 때 당시 한 반에 적어도 2백명이 앉아 수업을 들었는데, 저는 강단에서 그리 멀지 않은 거리 중간 쯤 앉아서 수업을 나름 열심히 듣고 있었어요. 손선생님을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 특유의 말투로 수업 중간에 저를 향해 한 마디 하셨습니다. "니 졸라믄~ 콱 죽어삐라" 저는 정말 억울했습니다. 전혀 졸고 있지 않았는데, 심지어 집중하고 있었는데 제 눈꺼풀이 좀 내려앉아 보였나봅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를 보면 그게 무슨 말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 가끔 아버지가 눈을 내리 깔고 편히 계시면 저도 가끔 여쭤봅니다. "아빠 졸리세요?" "아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다는 걸 재확인 시켜준 사례가 또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정보학원에 다니던 시절 국어 선생님이 수업 도중에 저에게 또 한 마디 하셨습니다. "김혜경~ 조냐?" 저는 정말 안 졸았거든요.. 물론 고등학교 때는 왜 그리 잠미 많이 오는지 졸던 때도 많았습니다. 오락실에서 펌프는 왜 그리 재미있었으며 밤이 깊기 전에는 공부보다는 재미있는 일이 많아 분주하다가 밤이 깊어 남들이 잘 때 공부를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선생님들이 지적하신 그 순간엔 결코 졸지 않았습니다.

    제가 처음 가르치던 학교 아이들 중에도 그다지 수업을 즐기지 않는 듯한 표정을 가진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제가 떠날 때 너무도 아쉬움을 표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중의 분위기에 휩싸인 걸 수도 있겠지만, 다른 아이들보다도 유난히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아.. 그 동안 내가 표정 때문에 오해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현재 가르치는 학교의 아이들, 엊그제 종강한 반에도 약간 뚱한 표정으로 늘 앉아있는 똑똑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종이 귀퉁이에 그림을 그릴 때도 있고, 웃는 모습을 본 일이 드문 거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다소 반응이 없는 분위기의 반이라 힘겨운 순간들이 있었지만 저는 틈나는 대로 외국어 공부하는 노하우와 동기부여를 심어주기 위한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 아이는 올 해 미국프랑스어교사협회에서 주최한 전국불어대회에서 3등을 했고, 어제는 그 어머니한테 연락도 왔습니다. 그 동안 잘 가르쳐주셔서 우리 아이가 방학 했는데도 불어공부를 계속 하고 있노라고...

    사람의 표정이 그 사람의 반응이나 생각을 보는 단서가 되는 건 맞습니다. 그렇지만 늘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었습니다. 표정만 보고는 '저 사람이 날 미워하나보다'라던가 '관심이 없나보다'하는 건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쉬지 않고 표정 관리를 하느라 어색한 미소를 지속적으로 짓는 사람보다 진국일 지도 모릅니다.

    저는 정말 졸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또 만나요 :)

    KoreanNewyorker46@gmail.com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여러분 Simon says라는 게임아시죠? 서 너명 이상이 모였을 때 Simon으로 지정된 사람이 주로 신체 동작과 관련한 명령을 내립니다. 코를 만져라. 점프를 해라. 등등을 예로 들 수 있겠죠. Simon says 라고 말하지 않고 하는 지시에 따라서는 안 되고, Simon Says뒤에 나온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서도 안 됩니다. 틀린 사람은 그룹에서 제외되고 최후까지 남는 사람이 승자인 게임이에요. 이 게임을 중학교에서 종종 진행하는데요, 불어 수업에서는 Simon says 대신 Jacques a dit라고 합니다. 

    제가 처음 근무하던 학교에서 가르친 7학년 반이 두 반 있었는데, 한 반은 굉장히 활기차고 다른 한 반은 약간 조용한 분위기에요. 오늘은 조용한 반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해요. 학교에서 사용하는 칠판, 의자, 책, 노트, 종이 등등을 배우는 시간이었는데 그 날 Simon Says를 진행했어요. 시작하기 전에 어떤 명령이 나갈 지 모르니 미리 손에 들기 쉽게 학용품들을 준비해 두라고 했었지요. 왜냐하면 책을 들어라. 칠판을 가리켜라. 종이 한 장을 들어라 등등의 명령이니 아무래도 준비가 되어 있어야 얼른 반응할테니까요. 아이들 전원이 집중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모습. 참 아름답고 사랑스럽습니다. 포스터를 가리켜라. 의자를 터치해라. 종이 한 장을 꺼내라! 그 순간, 한 조용한 남자 아이가 준비된 종이 한 장이 없어 순간적으로 매우 당황한 기색을 하더니 저희 교재 프린트물을 묶어 나눠준 패킷의 형광 분홍색 첫 장을 확 찢어서 들어올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너무 웃겨서 웃음보가 터졌고 아이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웃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사건도 웃겨서 웃었지만 제가 웃겨서 우는 모습을 보더니 다들 웃음보를 멈추지 못했습니다. 이 사건은 제가 임신관련으로 학교를 그만 두게 된 이후에도 아직 일정 기간 열려있던 에드모도(Edmodo) 사이트에 아이들이 회고록으로 남기며 저를 그리워했습니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추억이 가득한 학교를 뒤로 하고 출산 후에 가게된 두 번 째 학교. 어제 종강을 했는데 지난 1년간 8학년 단 한 반만 가르쳤습니다. 한 반만 가르치다보니 학교에 있는 시간과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짧은 만큼 아이들과 가까워질 시간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눈, 코, 입 등 신체 부위를 배우는 수업이 있어서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발~" 노래를 불어로 가르친 후 Simon says를 했는데, 노래를 할 때부터 Simon Says를 할 때까지 21명 밖에 안 되는 아이들 중 거의 절반이 비협조적이었습니다. 이 때 협조적인 아이들은 얼굴도 이뻐보입니다. 저는 분명히 같은 사람인데, 반 분위기가 정말 달랐습니다. 

    예전 학교에서 제가 이뻐하던 아이들 같았으면 재미있어서 난리났을 텐데 썰렁한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뭔가 마음이 휑 하며 약간 의기소침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실 상 뾰족하게 이 아이들에게 맞는 교습법을 구축하지 못한 채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고 성공적인 1년을 보낸 시원한 느낌을 못 받은 채 어제 종강을 했네요. 그래도 41분짜리 단 한반만 가르쳐놓고 성급한 일반화를 하기보다는 제가 더 성장할 계기로 삼고, 오늘 아침 같은 학교에서 스페인어 시범수업을 했습니다. 물론 온라인으로 진행했죠. 결과가 어떨지, 불어 스페인어를 둘 다 동시에 가르치면 얼마나 일이 더 많을 지는 아직 아는 바가 없지만 언제나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처음 학교에서 잠시 가르쳤던 7학년 아이들, 이제는 9학년이 될 그 아이들이 그리워서 그런 아이들을 다시 만나고 그런 관계를 또 형성하기 위해서 교사직은 계속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엄마한테 전화를 걸면, 엄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지금도 너무 잘 하고 있어~ 정말 어려운 일인데 잘 하고 있는거야~" 그 말 들으려고 오늘도 엄마한테 전화를 겁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KoreanNewyorker46@gmail.com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오늘은 저희 시어머니 얘기를 해드리려고 해요. 일반적으로 '시어머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느낌, 고정관념, 개인적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해요. 사실 저는 결혼을 하기 전부터 그냥 살아오면서 매체를 통해 접한 것과 주변에서 보고 들은 시어머니에 대한 이미지가 있어서,  결혼을 한다면 '좋은 시어머니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곤 했어요. 올리버가 외동이기에, 제게 유일한 시월드이기도 한 저희 시어머니와의 첫 만남은 이랬습니다.

    미국에 온 지 얼마 안되어 시어머니와 첫 만남을 위해 큐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저를 보고는 반갑다며 빨간 봉투에 용돈을 주셨어요. 600불이 들어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3, 5, 7, 이렇게 홀수가 기분 좋은 숫자라면, 중국에서는 4, 6, 8 이런 식으로 짝수가 길수라서 선물은 그런 숫자로 한다는 걸 처음 배웠습니다. 좋은 일에는 꼭 빨간 봉투를 사용하고, 흰 봉투는 조의금에만 사용한다는 것도 배웠지요. 첫 만남에서 오랜만에 조카를 만난 듯 용돈부터 선뜻 건내시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거기 혹시 용돈 안좋아하시는 분 계시나요? ㅎㅎㅎ

    처음 뵙기 전부터, 올리버가 그랬었습니다. 딸이 없으셔서 결혼하면 딸처럼 여기고 싶으시다고요. 말이라도 참 감사하다 생각했어요. 그때 당시 저는 중국어를 못하고 어머님은 영어를 못하셔서 서로 가능한 의사소통은 미소 뿐이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인내심 제로인 올리버는 단 한마디도 통역해주지 않습니다. 

    제가 미국에 온 초기에 몸이 안 좋아서 앓아 누운 기간도 꽤 길고, 막상 직장도 프리랜서 일도 다 그만두고 가족도 친구도 다 떠나 미국땅으로 오니 좀 다운된 힘든 기간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삼시 세끼 챙겨주시며 얼굴 한 번 찌푸리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어요. 그렇게 잘 해주셨는데도 저희가 독립해서 나갈 때, 하루정도 서운해 하시다가 저희 의사를 존중해주셨고 자주 왕래했지요.

    제가 임신했을 때 특히 여기저기 오갈 때, 무거운 물건이 많으면 올리버가 들고 그 다음엔 시어머니가 들어주셨습니다. 심지어는 제 작은 핸드백을 들어주셔서 놀란 기억이 납니다. 출산 후 세월이 꽤 지난 후에도 그렇게 무거운 걸 제 대신 들어주시곤 하셔서, 그 때마다 "제가 들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하며 호탕하게 웃어드리면 같이 하하하 웃으십니다. 

    미국에 오신 지 얼마 안 되셨을 때부터 도서관에서 사람들에게 댄스와 택견을 가르치시는 매우 사교적이신 저희 어머니. 언제나 밝은 모습에 제가 배우는 바가 너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찍 남편을 사별을 하셨고 힘든 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어디서 그런 밝고 아름다운 에너지가 솟아나는지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제가 일반적인 시어머니를 만났다면 얼마나 잘 지냈을 수 있었을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통적인 가치를 내세우며 무조건적인 존경과 대우를 요구하는 스타일의 시어머니를 만났다면 적이 되었기 십상인 매우 부족한 성품을 가진 존재입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노력했겠지만요. 그래도 좋은 마음이 진심으로 우러나오긴 아무래도 어려웠겠죠. 

    사람은 상호적으로 소통하는 존재이며,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하지요? 저의 많은 부족한 부분에도 불구하고 어머님이 저에게 그렇게 귀하게 대해 주시니, 저 또한 어머님을 매우 귀하게 대하게 됩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을 느낍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달달한 바나나 너트 빵도 구워드리고, 양고기도 주문해서 구워드립니다. 

    이제는 제가 중국어를 조금 할 수 있고, 어머님은 제가 중국어 하는 것보다 영어를 좀 더 잘 하십니다. 그 연세에 꾸준히 영어공부를 하시는 모습 또한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지셨는데, 처음에는 이런 식으로 말씀하셨어요.

    "올리버 웨어" - 올리버 어딨냐는거죠. 그리고 형용사 하나로 그렇게 많은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도 어머님께 배웠습니다. 모든 사물과 현상은 두 가지로 구분됩니다. 디스 굿! 아니면 낫 굿!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왕래가 어려워서 어머님이 저희 집에서 함께 생활을 하십니다. 어제는 제가 이것저것 하느라 바빠서 어머님과 아기 올리비아의 얼굴도 못본 채 오후가 되어서야 거실로 나타났는데, 어머님의 팔 베게를 한 올리비아와 편하게 눈을 감고 누워 졸면서, 어머님이 부채춤 추시는 용도의 그 부채로 함께 부채질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아름다워서 마음이 짠하게 따뜻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두 사람을 함께 끌어 안았습니다. 

    며느리가 있으신가요? 겉으로만 "내 딸처럼"이 아닌, 진심으로 내 딸같이 대해주시고 깜짝 놀랄만한 감동스런 사랑으로 베풀어주시면 며느리가 정말 딸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냥 막연히 뭔가를 바라며 기대에 못미치는 부분에 서운해 하기보다는 그냥 사랑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도 있어요. 내 딸이라면 그렇게 할 수 있잖아요. 그러면 그 며느리가 누구든, 더 사랑스런 사람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Koreannewyorker46@gmail.com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제가 얼마 전 대만 드라마 "Love Now"를 보다가 번뜩, "이거였구나"라는 의문이 풀린 대목이 있었습니다. 잘 생기고 키 크고 유능한 남자 주인공 Shide는 대학 졸업시험 때 펜을 안 가져가 급박한 상황에 처했는데, 그 때 조용히 펜을 건내 준 예쁜 여자 주인공 Yiru를 잊지 못하고 6년간 찾아다닙니다. 그녀의 이름도 모르고 누구인 지도 모르는 채, 어쩌다가 뒷 배경에 희미하게 그녀가 찍힌 사진을 책상 위 액자에 두었습니다. 그러다가 운명적으로 그녀를 만나게 되고 시간이 흐른 뒤에  Yiru를 그 대학교 졸업시험을 봤던 교실로 데리고 가서 그 동안 상자에 넣어 간직했던 그 볼펜을 꺼내 보여주며 이야기합니다.

    "이 볼펜은 어느 마음 착한 사람이 내가 가장 힘들고 도움이 필요할 때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단순하게 도움을 베푼 순수한 마음을 의미해."

    제가 올리버를 만난 프랑스어 회화클럽에서 올리버를 만나 대화한 시간은 10여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 회화클럽 장소가 맨하탄에 있는 아트리움(Atrium)의 테이블이 많은 오픈 공간이라 해당 그룹을 찾기 어려워 '그 그룹을 못 찾고 있다'고 댓글을 달던 올리버와 저만 잠시 대화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 때, 만난 목적이 목적이니 만큼 불어로 대화를 시작했고, 올리버가 불어를 초급으로 배우고 있는 단계라는 것을 알게 되어 그의 불어노트에 열심히 적으며 몇 마디를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러다가 회화클럽 그룹이 어디있는 지를 발견하게 되었고 초급과 중, 고급이 나뉘어 대화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게 올리버와의 대화로는 마지막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스쳐지나간 인연이었죠. 

    그 때 연락처를 물어봐서 카톡 아이디를 알려주니 그 길로 카카오톡을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그 뒤로 이틀 후 제가 한국으로 귀국하는 날, 시내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해서 한 번 더 만났고, 그 날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와 이렇게 길게 대화하며 말이 통하는 남자를 처음 본 것이 신기한 한편, 왜 이렇게 자기소개를 열심히 하지?하며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헤어지면서 '꼭 다시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러자고 했고 카톡으로 연락을 서로 자주 하다가 딱 2주 후, 저를 만나러 한국으로 왔습니다. 그렇게 해서 세 달동안 네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하고 남동생 결혼식에도 참석하는 등 제가 미국으로 갈 결단을 할 때까지 한국을 드나들었습니다. 그래서 처음 만나 지 5개월만에 제가 미국으로 오게 된 것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10분간의 만남으로 올리버는 거의 "결혼"을 결정한 것 같습니다. 그리 로맨티스트는 아닌 올리버에게 제가 가끔씩 물어보면 "몰라~ 기억안나~"하지만, 저는 참 감사한 마음과 신기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가 드라마 "Love, Now" 를 보면서, 아.. 작고 자연스러운 일, 순수한 일에 사람은 감동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내가 누구인지 몇 살인지 뭐 하는 사람인 지에 상관없이 한 번에 나를 마음에 들어 한 올리버를 남편으로 맞이할 수 있게 해 주신 하나님께 저는 정말 감사드립니다. 

    Koreannewyorker46@gmail.com 



  •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어젯밤 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 한불과 동기 단톡방에서 대화를 하던 중 동기 박패딩님의 네이버 웹소설 신작 "런던의 미망인은 죽지 않는다" 연재가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읽어 보았습니다. 원래 웹소설을 읽는 습관은 못들였는데다가 호러 미스테리 스타일이라고 해서 멈칫했지만 첫회는 안무섭다고 흥미진진하다고 그래서 밤늦은 시간이었지만 읽었습니다. 읽는 내내 그 상상력과 품격있는 문체, 어휘선택 등에 감탄하며 역시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더라고요.

    박패딩님의 신작출시 소식을 재빨리 알려준 "데일리 알리샤" 팟캐스터는 미국에 거주하며 잘나가는 한영불 통번역사로서 통번역에 대해 설명해주고 경험을 공유합니다. 통번역사가 되고 싶으신 분은 꼭 들어보세요.

    저희 한불과 32기 동기들은 정말 가족처럼 단합이 잘 되고 서로 격려해주는 분위기라 어려운 공부를 하는 중에도 좋은 추억을 많이 쌓을 수 있었고 졸업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도 꾸준히 단체창에서 대화를 하고 있답니다. 제가 매일 팟캐스트를 올리기 시작했기 때문에 소개할 만한 재미있는 일이 없나 생각하다가 우리 동기 중에 재미있는 순간을 탁 센스있게 캐치하여 묘사하는 특기를 가진 세미씨의 어록이 갑자기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어록을 공개해도 된다는 세미씨의 허락을 받고 2011년의 어록을 너무 웃겨서 눈물을 흘리며 다시 읽었어요. 그 중에 하나를 공유하려는데 제가 혼자 읽으면 그 재미가 충분히 살아날 지 모르겠지만 해보겠습니다. 저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부연설명드리자면, 제 본명은 김혜경입니다.

    2011년 07월 12일

    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온 혜경언니를 보며

    세미 왈 : 언니~ 프란체스카 같아요!

    머리도 까맣고 눈동자도 까맣고 옷도 까만색이니까!!


    혜경 왈 : 그게 뭔데?

    자연 왈 : 안녕 프란체스카라는 뱀파이어들이 나오는 시트콤 얘기야~


    혜경 왈 : 김세미 너 왜 맨날 나 뱀파이어랑 닮았다고해~!

    세미 왈 : 제가 언제요! 오늘이 처음인데!!




    혜경 왈 : 너 저번에도 슈퍼 쥬니어에 나오는 뱀파이어도 닮았다 그랬잖아~


    세미 왈 : 슈퍼쥬니어???????
                 슈퍼 내추럴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랑스에서의 한류 열풍 공부 너무 많이 한거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출처] (비공개 카페)

    참고로 저는 부끄럽지만 책을 충분히 많이 읽지 못한 것과 텔레비전을 많이 보지 않은 것,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일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가끔이 아니라 자주 어리버리한 말 실수를 하곤 했습니다. 저만 그런건 아니지만 통역하다가 말이 꼬이기도 했죠. 수업이나 스터디 중에 서로의 통역번역을 크리틱하는 게 일상인 통번역대학원에선 서로 도와주기 위해 바로 크리틱 당하기 쉬운데, 우리 동기들은 그걸 어록에 남겨 웃음으로 승화했지요. 물론 제 어록이 단골 메뉴였습니다. 거시경제를 거지경제라고도 하고, '무작위로 선출된 9명의 시민"을 "제비 뽑은 시민"이라고도 했어요. "꿀벌을 보게 되면, 죽이지 마세요" 대신에 "꿀벌을 만나게 되면 밟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이런식으로도 말했었네요. 

    동기들이 통역을 하고 나면 서로 크리틱하는 시간이 있는데 그 때 분위기는 보통 진지하거나 약간의 긴장감이 돌지 누가 잘못한 것에 대해 웃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그렇구나"하고 넘어가는 정도?

    그런데 하루는 최정화 교수님 시간이었는데, 그 내용이 기억이 나진 않지만 제가 원문을 잘 이해를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제 노트테이킹을 봐도 해독이 잘 안되었고 통역을 하던 중 저는 점점 저만의 세계로 빠져들었습니다. 주변에 벽이 생기기 시작했고 저는 마치 제가 혼자 있는 것처럼 천천히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끝 문장을 말하고 현실로 돌아와보니 수업시간이었고, 웃음을 참으며 어깨를 들썩이며 눈물을 흘리던 동기들이 최정화교수님이 제일 먼저 빵 터지시자 전원 빵 터졌어요. 저 역시 빵 터졌죠. 부끄럽거나 긴장되었다기 보다는 그냥 너무 웃겼습니다.

    2006년 학부 졸업을 앞두고 통번역대학원 입학시험 중 2차 면접날 하루 전, 프랑스 교환학생으로 함께 갔던 이승환씨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1차 필기시험 결과 나온 거 봤어?" "아니요. 오늘 나와요? 전 안됐을걸요~" "혹시 모르잖아. 한번 봐봐~" "네~ 보고 연락드릴게요". 봤더니 1차 합격했으며 내일 2차 면접이라는 안내를 보았습니다. 저는 그냥 그야말로 면접인 줄 알고 룰루랄라 갔습니다. 통역 시험을 보는 면접인 줄 몰랐던거죠. 청바지에 후드티를 입고 갔었어요. 마침 부모님이 미국여행중이셔서 코치를 받지 못했다면 그 나이에 핑계겠죠?  갔더니 그 유명하신 최정화 교수님과 편혜원 교수님, 그리고 프랑스 교수님 두 분이 계셨습니다. 일단 프랑스 분이 읽어 주시는 텍스트를 최선을 다해서 한국어로 통역을 한 후, 최정화 교수님의 한국어 연설이 시작되었습니다. 그걸 불어로 통역해야한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은 대북사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북사업은 정주영 회장이 북한에 소를 몰고 가면서 시작이 되었는데요..." 계속되는 연설문에 저는 열심히 머릿속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일단 머릿속에 한반도를 그리고 고 정회장이 소를 한마리 끌고 삼팔선을 넘어 북한으로 이동하는 그림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소를 'une vache"라고 단수로 통역을 했죠. 그랬더니 통역이 끝나고 교수님께서 웃으시며 "정말 정회장이 소를 한 마리만 보냈을까요?" "아...아닌가요? 아님 어쩔 수 없구요..." 라고 말을 흐렸던 기억이 납니다.

    뉴스와는 담쌓고 지내던 시절, 상식적으로도 한 마리 일 수 없는데 저는 그 상황에서 그 판단이 안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재미있으셨는지 감사히도 그 해 통번역대학원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2006년도 28기로 입학했는데 역시나 준비없이 얼떨결에 들어가니 공부가 벅차서 한 학기를 가까스로 마치고 휴학하고는 제가 좋은하는 커피를 볶는 카페를 운영했습니다. 그리고는 5년 이내에 복학하지 않으면 재적이라고 해서 4년 후에 복학했습니다.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와 32기 졸업을 앞둔 사은회에서 최정화 교수님께서는 저희 각 동기들이 프리랜서가 어울릴 지, 인 하우스, 즉 입사해서 한 회사에서 일하는게 어울릴 지 한 사람 한 사람 이야기해주시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A씨는 인하우스가 어울릴 것 같고... B 씨는 프리랜서가 어울릴 것 같고...  J씨는 둘 중 어느거를 해도 괜찮을 거 같고...  김혜경씨는.. 사장님이 어울릴 것 같아요.'라며 웃으셨습니다. 지금도 궁금합니다. 교수님 저는 왜 사장님이 어울리나요? ㅎㅎ

    요즘 최정화 교수님의 유튜브 채널 정말 유익하고 재미있습니다. 앞으로도 세계 석학들과 인터뷰 많이 해주세요!

    지금은 미국으로 건너와 더 이상 통번역사로 일 하지 않고 언어교육자로 일 하고 있지만, 통번역대학원에 다닌 덕분에 불어를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고 훌륭한 교수님들과 멋진 동기들과 함께 공부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모두들 보고 싶어요. 

    다음에 또 만나요!

    KoreanNewyorker46@gmail.com

  •  여러분 안녕하세요 소피입니다.

    오늘은 제 스페인어 여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사실 이번주 목요일에 6학년 스페인어 시범수업을 하게 되었거든요. 5천3백만명의 스페인어 구사자가 있고, 4천백만명의 네이티브 스피커가 있는 이 미국 땅에서 제가 스페인어를 가르치는 재미있는 상황이 되었어요.

    제가 출산 후부터 프랑스어교사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는 집에서 10분 거리 동네 중학교에서 스페인어 수업 2개를 담당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멀리 출퇴근하기도, 아직은 풀타임으로 일하기도 좀 부담스러워서 이 기회에 스페인어 교사 자격증을 따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최근에 말하기(OPI) 시험과 쓰기 시험(WPT)을 봤어요. 감사하게도 커트라인으로 통과를 했는데, 통과 해야하는 레벨은 Advanced Low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영어시험으로 알려져 있는 OPIC 을 주관하는 ACTFL (미국 외국어 교육 위원회 정도가 되겠네요) 기준에 따르면 초급 중급 고급 레벨이 있고 각 레벨이 또 상중하로 나뉩니다. 그래서 Advanced Low 레벨이라면 고급레벨 중 "하" 정도에 해당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참고로 제 한국어와 불어는 Advanced High 레벨입니다. 그 위에 Superior 등급도 있는데 제가 왜 한국어에서 그 등급을 못 받았을까요. 반성하고 책을 많이 읽어야겠어요.  어쨌든 Advanced Low를 넘으면 교사 자격 요건 중에 하나를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제가 교사자격증 과정을 밟은 Queens College 대학원 프로그램을 이수하여 외국어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시험 세 개를 통과하면 언어 하나를 추가 할 수 있는데, 그 중 말하기/ 쓰기 시험을 본 거고, 나머지 하나 컨텐츠 관련 시험은 코로나로 시험장이 폐쇄되어 1년 안에 그 시험을 보면 됩니다.  자격증 승인을 받으려면 한참 기다려야 해서 자격증이 제때 나올 지는 모르지만 일단 인터뷰를 하고 시범수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상황은 제가 지금까지 스페인어를 배워본 적만 있지, 한 번도 가르쳐 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15분동안 6학년을 대상으로 "가족"이라는 주제로 온라인수업을 준비해야합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으신 분은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초급 스페인어를 가르칠 상황이 되자 떠오른 한 사람이 있습니다. 제 스페인어 입문에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신 민원정 교수님입니다.

    제가 스페인어를 처음에 배우게 된 계기는 대학 때 친구 강은이를 따라 사단법인 중남미협회에서 민원정 교수님이 가르치시는 초급스페인어를 들으면서 부터 였습니다. 너무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주셔서 거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었습니다. 저는 사실 재미없는 수업은 한 번 가고 더 이상 안가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아무튼 그 덕에 두 달여 동안 아주 기본적인 스페인어 문법이랑 회화를 정리하고 그 뒤로는 스페인어권 사람들과 채팅을 하거나 그 언어권을 여행하며 스페인어를 연습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거의 17-8년 전인데 그 당시에도 민교수님은 문법위주가 아니라 회화도 할 수 있도록 잘 가르쳐주셨던 것 같습니다. 

    민교수님은 좀 외람된 말씀이지만 약간 "투덜이 스머프"같은 느낌이 좀 있으신데 결코 미워할 수 없고 정이 가는 분이랍니다. 2003년도에 출간하신 "스페인어 속으로"라는 문법책 감수를  위해 하루 종일 피자집과 카페에 앉아서 열심히 도와드린 적이 있었는데 어느날은 "넌 피자 사주면 다 해주잖아~" 이렇게 말씀하셔서 서운했던 기억도 납니다. ㅎㅎ 그 후로 칠레로 건너가셔서 가톨릭대학 교수로 일하시게 되어 뵙지 못하고 있었는데, 올해 초에 "한국에서 버틸 용기"라는 책을 출간하셔서 교수님의 이야기를 오랜만에 쭉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별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칠레"라는 나라에서 어떻게 고군분투하며 교수님으로 자리 잡으시고 한국어 및 한국문화를 알리는 일을 하게 되셨는지 상세하게 가감없이 써주셨습니다. 저는 중남미의 많은 국가들이 서로 매우 다른 나라라는 것과 칠레는 중남미의 유럽이라는 정도만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좀 더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어요. 한국에 살기 각박해서 외국에 가면 좀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놓는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툭하면 울고 밤잠을 설치면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다'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냥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술술 읽히는 문체입니다. 민원정 교수님의 '한국에서 버틸 용기'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다시 한번, 초급 스페인어 "가족"이라는 주제로 6학년에게 15분동안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 게 좋을 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분들 연락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제가 스페인어를 말 할 기회가 거의 없어서 자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어요. 스페인어 연습을 위한 아이디어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KoreanNewyorker46@gmail.com 으로 연락주세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